나도 콧대 한번 높여볼까?
작년 겨울, 어떤 분이 병원을 찾아왔다. 콧대 높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면서…
‘콧대 높은 사람’이라…
성형외과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이 말을 들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자존심 세고 도도하며, 심한 경우에는 남들을 무시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미일까?
나는 그분의 말씀을 듣자마자 속으로 웃음을 참으며 입가에 미소만 지었던 기억이 난다.
보통 콧대라고 하면 콧등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실제적으로 콧대만 높이는 것 보다는 전체적인 코 모양을 감안하여 코끝의 모양까지 바꿔주어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코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 콧대를 높이는 것은 이제 잘 하지도 않지만 해서도 안 되는 방법이다. 전체적인 코의 모양을 고려하지 않고 높이만 높게 하는 수술은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코를 만들게 된다. 즉, 이마에서 코가 시작되는 부위로의 부드러운 곡선 처리, 콧대와 살짝 올라간 코끝이 이루는 오묘한 선, 그리고 이 코끝에서 윗입술로 내려오는 선의 각도, 아래로 턱에 이르기까지의 전체 선의 조화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실패한 코성형이 될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전체 얼굴형에 맞는 코의 실루엣을 디자인해야 한다.
(1) 콧등이 낮은 코
낮은 콧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리콘을 삽입하게 되는데, 삽입 전에 실리콘 보형물을 환자 얼굴에 잘 어울리는 모양으로 조각하게 된다. 고어텍스라는 보형물은 휘어지기 쉽고 경계부위가 보이기 쉬우며 콧등에 주름이 생길 위험이 높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는다.
(2) 코끝이 낮고 뭉툭한 코
코끝의 모양은 코끝에 있는 비익연골의 모양과 코끝의 피부 및 피하지방조직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코끝이 낮고 뭉툭해 보이는 경우에는 이의 원인이 되는 비익연골을 모아주고 그 위에 고어텍스를 삽입하여 코끝을 올려주게 된다. 즉 콧등과 코끝 모두 낮은 경우에는 콧등에 실리콘을 삽입하고 코끝에는 고어텍스를 삽입하게 된다.
(3) 매부리코
매부리코는 코뼈와 코의 비중격 연골이 모두 과성장하여 콧등 가운데가 솟아 올라 보이는 코를 말하는데, 우선 매부리코의 교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돌출된 뼈와 연골부위를 층이 지지 않도록 제거해주는 것이다. 솟아오른 부위를 적당히 제거한 후 상대적으로 코가 낮아지는 경우에는 동시에 실리콘 보형물을 사용해서 콧등선을 높여 주게 된다.
(4) 콧망울이 넓은 코
콧망울(콧볼)이 펑퍼짐한 경우에 둔해 보이는 인상을 주기 쉬우며 콧대의 높이가 정상적이어도 상대적으로 코가 낮아 보이게 되는데, 이를 수술로 교정함으로써 전체적인 코의 모양을 바꿀 수 있다. 콧볼 부위에 반달모양의 절개선을 가하여 필요한 만큼의 콧볼을 절제하는데, 봉합 후 절개선이 콧볼 주름과 일치하도록 한다. 따라서 흉터는 콧볼의 주름과 겹쳐지므로 시간이 지나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5) 코뼈가 넓은 코
코뼈가 넓게 벌어져 있는 경우에는 코가 낮아 보이고 단순히 콧등을 높여주기 위해 보형물을 삽입하면 코뼈와 보형물 사이에 경계선이 보이게 되어 어색한 모양이 된다. 이렇게 코뼈가 넓은 경우에는 코뼈를 절골하여 가운데로 모아 주어 코뼈가 좁아지도록 해야 한다.
(6) 길게 늘어진 코
길게 늘어지고 아래로 떨어진 코끝은 대개 연골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비중격 연골이 길게 자라 내려온 것이거나 코끝의 비익연골이 쳐져 내려온 경우에 비중격 연골 끝부분을 잘라주고 코끝 비익연골을 위로 올려 고정하면 코끝이 위로 오똑하게 올라오게 된다.
(7) 짧은 코
코의 길이가 얼굴에 비해 짧으면서 정면에서 보았을 때에 정상보다 콧구멍이 많이 보이는 경우에 소위 들창코라고 한다. 융비술로 콧대를 높임과 동시에 비익연골을 따로 분리하여 아래로 당기면서 연골을 모아주어 코의 길이를 연장시키는 효과를 얻고 콧구멍이 정면에서 덜 보이도록 한다.